숲과 정원이 어우러진 작은 천국 같은 공간~!
책을 팔고, 읽고, 이야기하는 이곳은 바쁜 도시의 시간과는 달리 느리고 고요한 리듬으로 흐른다.
중앙 정원을 둘러싼 십자가 모양의 건물들.
그 안에는 따뜻한 나무 향이 감도는 북카페와 책이 가득한 북스테이가 있다.
별이 쏟아지는 밤이면 테라스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인생의 이야기를 나누고, 낮에는 자전거를 타고 벚꽃길을 달리거나 호수를 산책하며 하루를 보낸다.
여러분들도 이런 북카페를 만들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이 모든 것을 설계하고 만들어낸 유진의 삶은 마치 책 속 한 장면 같다.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사람, 책이 공존하는 공간을 직접 가꾸며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 아닐까.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소양리 북스 키친처럼 마음에 쉼표를 찍고, 삶의 작은 기쁨을 소중히 여기는 공간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날을 꿈꿔본다.
책들의 부엌 (김지혜 작품)의 줄거리입니다.
프롤로그
소양리 북스 키친: 책도 팔고 다양한 행사도 하고, 북카페와 북 스테이를 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총 4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진(주인공)은 이 건물을 직접 설계하고 이제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가운데 정원을 중심으로 십자가 모양인데, 3개 동은 북스테이이고, 1개 동은 1층은 북카페, 2층은 스태프들의 공간이다.
소양리 북스 키친의 주인 유진, 사촌 동생 시우(남자), 이곳 소양리 토박이 스태프 형준이(남자), 시우는 외향적이었고, 형준이는 내향적이다.
32살에 유진은 조용한 곳에 파묻혀 책을 보고 싶어 했지만, 정말 이렇게 북카페와 북스테이를 운영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할머니와 밤하늘
중학생인 다인은 주말마다 가수 오디션을 보러 간다. 가창력은 어느 정도 있는데 외모는 요즘 아이돌 같지 않았다.
다인은 다이앤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3년이 지나서 다인은 '국민여동생'이 되었다. 다인의 무기는 이야기를 잘 듣고 말하는 재주다.
다인은 8년간 그렇게 유명한 연예인으로 살았다. 어렸을 적 할머니는, 지금은 유진이 북스테이를 하려고 가오픈 중인 이곳에 살았고, 다인은 도시 속 연예인으로 살면서 불면증에 시달렸지만, 이곳 할머니 집에 오면 한없이 잘 잤다. 이곳은 다인이 어렸을 적 놀던 추억이 많은 곳이다.
다인은 하와이로 휴가 계획을 세우고, 하와이를 가기 전에 할머니 생각에 이곳에 혼자 왔다가, 할머니집의 옛터가 아직 남아 있는 이곳에 온 것이다.
다인과 유진 시우는 밤에 테라스에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았다.
다인의 여자 매니저가 빵을 사 왔고, 넷은 맥주와 함께 여러 가지 책 이야기를 했다.
"일상은 아파트 분리수거장 모서리 어딘가에 있고, 여행은 구름 위 아득한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데, 사실은 일상 속에 여행이 패키지 상품으로 묶여 있었다."
"그 겨울의 일주일-메이브 빈치"이라는 책 : 유진이 이곳으로 오게 된 동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영국 시골 마을에 호텔을 만들고 다양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그곳을 찾아와 겨울의 일주일을 보내는 내용의 책이다.
그 책에 이런 글이 있었다.- "여긴 생각하기에 좋은 장소야. 바닷가에 나가면 더 작아지는 기분이 들거든. 내가 덜 중요해지는 것 같고, 그러면 모든 것이 알맞은 비율을 되찾게 되지"
안녕, 나의 20대
직장생활 4년 차인 '나윤'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나윤은 토요일 오전 친구인 찬욱, 세린과 브런치를 먹다가 친구인 시우에게서 연락이 왔다면서 찬욱이가 지금 당장 소양리로 가자고 했다. 친구 4명은 29살 마지막 급여행을 가게 되었다.
4명은 대학교 1학년 같은 동아리 친구로 여 2, 남 2이지만 서로 썸 타는 것 없이 정말 친한 4 총사였다. 지금은 각자의 직장과 삶으로 서로 연락을 자주 하진 못했지만...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4명은 새벽까지 맥주를 먹고 아침에 호수를 구경하고, 벚꽃길을 자전거를 타고 크리스마스이브에 받을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쓰고 그렇게 29세의 추억을 만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세린이가 북스 키친에서 나중에 스태프로 일하게 될지 상상도 못 하면서...
최적경로와 최단경로
지방대학교수인 부모님은 최소희를 자유롭게 키웠다. 친구들이 학원을 전전할 때 소희는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책은 시공간을 초월한 세상을 소희에게 주었다.
책 속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던 소희에게도 세상의 삶은 왔다. 소희는 중학교부터 전교 1등을 했고, 서울대에 갔고, 로스쿨을 갔고, 로스쿨 2학년 때 재판연구원자리와 로펌 두 곳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선택은 재판연구원, 재판연구원을 3년한 뒤 로펌으로 가서 3년을 일한 소희..., 내년에는 법조경력 7년을 채워서 판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되었다. "34살 판사 최소희~!" 일정한 속도로 자기가 가는 길일 줄 알았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3주 뒤에 열리는 재판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서류들을 보다가, 소희는 인스타에서 '숲 속 힐링'으로 검색을 해서 소양리 북스 키친을 찾아냈고 바로 예약했다.
소양리에 도착해서 어렸을 적 보았던 책 '오즈의 마법사'가 눈에 들어왔다.
도로시는 두뇌를 갖길 원하는 허수아비, 심장을 갖길 원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구하는 겁쟁이 사자를 만난다. 대장정의 모험을 마치고 마법사 앞에 갔을 때, 마법사는 평범하고 키 작은 노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는 이미 모험을 하면서 평생의 콤플렉스가 이미 다 치유가 된 상태인 점이 소희는 좋았다.
한국사회에서 잘 나가는 소희에게 갑자기 갑상선 초기암 판정이 내려졌다. 물론 수술하면 완치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했다. 그래서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쉬려고 소양리에 왔던 것이다. 소희는 인생의 최단경로가 아닌 최적경로를 밟아가길 유진은 바랬다. 낮에는 판사, 밤에는 소설가로.. 언젠가 서점에서 소희가 쓴 소설이 있기를 바랐다.
한여름밤의 꿈
세린은 4월에 소양리 북스 키친에 다녀오고 그 매력에 빠져 인스타와 입소문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이 야외결혼을 원한다고 해서, 소양리 북스키친에서 야외결혼식을 하라고 제안했고,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했다.
이 결혼 프로젝트를 통해서 세린은 이곳의 새로운 스태프가 되었다.
지훈은 세린의 4살 어린 아는 동생이다. 지훈은 독일에서 20년 정도 살았는데, 한국에서 군대를 다녀와서 한국에서 석사과정 중이고, 그 연구실의 지인이 이곳에서 결혼을 한다. 지훈은 세린의 옛 첫사랑을 닮았다.
마리는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자신이 상상하는 허구의 세상에 진짜 있는 듯,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게 탈로 날듯 싶으면 잠수를 타곤 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훈이에게도 갑자기 사라지곤 했었던 것이다.
10월 둘째 주 금요오전 6시
민수혁, 스무 살, 어렸을 적 고급 연희동 저택에서 돈 많은 외할아버지밑에서 금이야 옥이야 하며 자랐다. 친척들도 죄다 정계, 금융계에서 잘 나갔고, 수혁은 덩치도 크고 항상 어디 가든 리더였다. 그는 금수저였다.
수혁이의 아버지는 성악을 전공했는데, 연애로 만난 엄마는 재벌집 딸이었고, 결혼 조건은 성악보다는 경영을 배워서 기업 경영을 하는 것이었고, 수혁의 아버지도 순순히 그렇게 했다. 수혁이는 아버지가 유일하게 무서웠다. 아버지 성에 차지 않았다.
아버지는 정이나 뽀대보다는 숫자를 믿고 완벽하게 회사를 경영했다. 그런 아버지가 수혁은 무서웠다.
수혁이는 뮤지컬 연출을 공부하러 뉴욕에 갔고, 뮤지컬 시나리오를 썼지만 재능이 없었다. 삶의 고난, 고통, 슬픔을 담아내기에는 수혁의 어린 시절은 너무나 평온하고 금수저였던 것이다.
수혁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한 후에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회사에 들어왔다. 그러다가 어머지가 갑자기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로 수혁의 삶은 변했다.
수혁은 삶의 의미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세상의 무게와 자신의 무존재감 같은 것들로 수혁은 슬슬 잠식되어 갔다.
10월 둘째 주 금요일, 수혁은 회사를 결근했다. 수화진 미술관은 12시 오픈인데 일단 그쪽으로 갔다. 미술관이 열기 전에 소양리 북스키친의 스태프를 만나게 됐고, 거기서 아침 식사를 얻어먹고 커피도 먹고 동생에게 줄 책 3권도 구매했다.
수혁은 자기도 모르게 여기서 하루 묵고 가기로 했다. 밤 따기, 감 따기 일일 알바 스태프도 하고, 다음날 메타세퀴아 나무길도 드라이브하고 토요일 아침이 돼서야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첫눈, 그리움 그리고 이야기
12월 1일 금방이라도 녹아 없어질 것 같은 첫눈이 내리는 날이다. 유진은 그동안의 손님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탁상용 달력을 만들 사진과 영상을 고르는 스태프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같이 회사를 만들고 3년 정도 운영해서 세팅했는데, 벤처캐피털에 회사를 팔지에 대해서 서로 의견이 달랐던, 그 선배가 찾아왔다. 선배는 유진에게 왜 연락도 안 받느냐고 했다. 결국 회사를 팔지 않겠다는 유진의 욕심대로 되었고, 선배는 나가서 벤처캐피털에서 승승장구했다. 대신 회사는 표류했다. 선배의 말이 맞았다.
3년 만에 얼굴을 본 그 선배는 30대의 어엿한 신사가 되어 있었다.
스타트업을 같이 운영하던 시절에 대해 잠시 얘기하고 서로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선배는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서 사내 도서관을 만드는데, 그곳의 일을 맡아달라고 했고, 유진은 승낙했다.
그날 밤 다이앤이 신곡을 들고 앨범발표를 하는 라디오 방송이 있었다.
크리스마스니까요
크리스마스이브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훈이 혼자 조용히 들어와 커피를 주문했다. 지훈의 눈빛은 어딘가 텅 비어 있었다. 세린은 그런 지훈을 그냥 보고 있었다.
마리는 계속 거짓말을 하면서 살았고, 그러한 거짓말 속의 신분으로 좋은 스펙의 남자와 결혼을 했으나, 결국 소송이 진행되었고, 숨이 차서 못 견딜 것 같아, 마지막으로 지훈이가 보고 싶어서 한국에 온 것이었다. 지훈은 마리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마리를 생각하듯 지훈은 추운 겨울 밖에서 커피에 입 한 방울 대지 않고 1시간 넘게 앉아있었다. 그걸 보는 세린은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말았다.
사실 반딧불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10일 즈음 뒤에 마리가 약간 마른 모습으로 북스키친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날 마리는 <나비>라는 동화책 한 권을 사서 지훈이 생일인 7월 31일에 맞춰 느린 우체통서비스를 신청하고 갔었다.
나윤도 자신이 보낸 느린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는 찬욱과 함께 소양리로 향했다. 세린이를 보기 위해서...
나윤, 착운, 세린, 시우는 오랜만에 서로 너무 반가웠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사랑은 완전하다.
소희도 왔다. 소희는 갑상선 수술을 잘 마치고 병원에서 7월에 퇴원했다.
민수혁도 왔다. 수혁이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어머니의 산소를 갔었고, 바로 그곳에서 아버지가 어머니가 좋아했던 아이스 와인을 들고 산소를 찾는 순간 둘은 마주쳤고, 수혁이도 아버지의 인간다움을 보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이 달랐지만 아버지도 어머니를 그렇게 사랑했고, 자신 또한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북스 키친에 아이스와인을 들고 왔다.
수혁의 아버지가 수혁에게 한 말 : " 몇 시간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깊은 우물 속 같은 마음을 꺼내며 밤새도록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화려한 시절도 가고, 미칠 듯한 열정과 환희의 순간도 빛이 바래지. 이야기는 영원히 남아. 이야기는 마음에 남는 것이니까. 어디 닳아서 없어지지도 않고, 깨어져 부서지지도 않더라..."
수혁이는 유진에게 아이스와인을 가지고 메타세쿼이아가 있는 곳으로 산책을 가자고 했고, 둘은 거기서 많은 이야기를 하며 아이스 와인을 마셨다.
둘은 연애를 시작했다.
"책들의 부엌"은 책, 사람, 그리고 삶이 어우러지는 따뜻한 공간의 이야기다. 소양리 북스 키친을 중심으로 엮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은 서로 다른 삶의 고민과 희망을 담고 있다. 책과 대화하듯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삶의 페이지를 돌아보게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멈추어 설 용기, 책과 자연이 주는 위로, 그리고 사람 사이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 북스 키친처럼 나만의 작은 쉼터를 꿈꾸게 하는 이야기다. 삶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추천하는 다른 책들을 함께 추천합니다.
그 겨울의 일주일-메이브 빈치 : 아마도 이 소설의 양식에 모태가 된 책인 듯
최은영작가의 '밝은 밤'
파친코
츠바키 문구점: 자신에게 편지를 쓰면 크리스마스이브에 보내준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지훈과 마리의 얘기 (한여름밤의 꿈)
윤가은- 호호호
최민석- 꽈배기의 맛, 꽈배기의 멋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 무라카미 하루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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